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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농부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마케팅 사례 (고랭지일기, 푸른감귤레터, 오곡농가의 브이로그)

by 굿파더1 2025. 6. 10.

제주도 감귤 이미지

 

농업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작물을 재배하고 판매하는 것을 넘어, 콘텐츠로서 가치를 창출하는 청년 농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전의 농업은 '힘들고 낡은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오늘날에는 스마트폰과 SNS, 이메일 뉴스레터, 영상 플랫폼을 활용해 자신의 농사를 이야기로 전하고, 소비자와 감성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이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청년 농부들은 브랜딩 감각과 콘텐츠 기획력을 바탕으로 농업을 하나의 창의 산업으로 이끌고 있으며, 이들의 콘텐츠는 단순한 제품 광고를 넘어서 일상의 철학, 자연과의 교감, 자급의 기쁨까지 담아냅니다. 이 글에서는 고랭지일기, 푸른감귤레터, 오곡농가의 브이로그라는 세 가지 사례를 중심으로, 청년 농부들이 콘텐츠 마케팅을 어떻게 활용해 소비자와 연결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봅니다.

고랭지일기 – 고산지대의 채소밭에서 피어난 글과 사진의 조화

‘고랭지일기’는 강원도 평창의 고랭지 채소밭에서 농사를 짓는 30대 청년 농부가 운영하는 블로그 기반 콘텐츠 브랜드입니다. 그는 매일의 농사일지, 날씨 변화, 작물의 자람, 소소한 일상까지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며, 그 자체로 한 편의 농업 에세이를 만들어냅니다. 처음에는 가족과 지인에게 소식을 전하는 블로그였지만, 점차 정성 어린 사진과 고요한 문장들, 땅과 계절에 대한 관찰력이 주목받으며 SNS에서 입소문이 났습니다. 고랭지일기의 콘텐츠는 전형적인 농사 체험기가 아닙니다. ‘오늘은 아침 안개가 자욱해서 상추 밭을 한참 바라봤다’, ‘추운 새벽, 장화를 꺼내 들고 캐러 올라간 감자의 감촉이 어릴 적 흙장난을 닮아 있었다’는 식의 묘사가 주를 이루며, 한 편의 수필처럼 읽힙니다.

이 브랜드는 콘텐츠와 제품을 연결한 전략도 매우 뛰어납니다. 구독자 전용 고랭지 채소 꾸러미를 운영하면서, 매 박스마다 ‘일기’가 함께 동봉됩니다. 일기 속에는 채소가 자란 일기, 밭에서 있었던 일, 누가 캐고 누가 포장했는지가 적혀 있습니다. 채소가 상품이 아닌 이야기로 전달되며, 소비자는 자연스럽게 이 농가의 정성과 진심을 느낍니다. 이와 같은 진솔한 콘텐츠는 마케팅 비용 없이도 강한 충성 고객층을 형성할 수 있는 힘을 가지며, '농업은 감동의 산업'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푸른감귤레터 – 이메일로 도착하는 감귤밭의 하루

‘푸른감귤레터’는 제주 서귀포의 감귤 농장에서 매주 또는 월 2회 발송되는 구독형 이메일 콘텐츠입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이는 감귤 농장을 운영하는 청년 농부로, 뉴스레터라는 매체를 통해 감귤의 자람 이야기, 날씨의 변화, 수확의 뒷이야기, 그리고 제주에서의 삶을 구독자에게 편지처럼 전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부는 날입니다. 작은 감귤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를 들으며 비닐하우스를 닫았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이 편지들은, 단순한 마케팅 도구를 넘어 일상 속 작은 쉼표로 기능합니다. 감귤이 자라는 동안의 이야기를 받아본 소비자들은, 단지 과일을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계절을 함께 경험하고 있다는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감귤 상자 안에는 종이 편지가 한 장 들어 있으며, 포장지도 제주 바람과 감귤밭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제작되어 있습니다.

푸른감귤레터는 뉴스레터 플랫폼을 통해 5천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구독자를 기반으로 한 사전 예약 판매 방식으로 안정적인 판로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구독자는 이메일 편지의 내용을 인쇄해 냉장고에 붙여두거나 SNS에 공유하며, 감귤이 오기 전부터 기대감을 갖게 됩니다. 이처럼 ‘푸른감귤레터’는 텍스트 콘텐츠를 활용해 감귤이라는 농산물에 의미와 정서를 더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구조로 성공한 마케팅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곡농가의 브이로그 – 논밭의 하루를 기록한 유튜브 다큐멘터리

‘오곡농가의 브이로그’는 전북 정읍에서 논농사를 짓는 20대 청년 부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입니다. 채널의 가장 큰 특징은 ‘꾸밈 없음’과 ‘자연스러움’입니다. 편집은 최소화되어 있으며, 영상 대부분은 새벽 이슬 맺힌 논, 모내기 장면, 볍씨 뿌리는 소리, 농기계의 굉음, 그리고 단순한 밥상까지 담겨 있습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우리가 촬영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농촌의 하루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농사를 짓고, 밥을 먹고, 잡초를 뽑고, 피곤해서 낮잠을 자는 모습까지 카메라에 담깁니다. 이 브이로그는 단순한 일상 기록을 넘어, 도시 소비자들이 잊고 지냈던 ‘시간의 느림’과 ‘몸을 쓰는 노동’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제공합니다.

채널은 구독자 3만 명을 넘기며, 영상 하나당 수천에서 수만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수익 구조는 유튜브 광고보다는 농산물 연계 판매에 집중됩니다. 논에서 재배한 쌀과 찹쌀, 직접 담근 누룩, 전통 방식으로 만든 고추장을 채널 내에서 소개하며, 주문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나 DM을 통해 진행됩니다. 재미있는 점은 영상과 제품이 연결될 때 소비자의 구매 전환율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이 쌀이 영상에 나온 그 논에서 자란 것이구나'라는 신뢰와 애착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브이로그는 이제 단순한 일상 공유를 넘어, 브랜드 신뢰를 형성하는 주요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곡농가의 사례는 영상 콘텐츠가 얼마나 진정성 있는 브랜딩 수단이 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진심이 콘텐츠가 되는 시대, 청년 농부의 힘

고랭지일기, 푸른감귤레터, 오곡농가의 브이로그. 이 세 콘텐츠는 농업을 단순한 생산 활동이 아니라, 이야기와 감정, 신뢰로 구성된 콘텐츠로 바꾸어낸 대표 사례입니다. 이들은 상품의 품질이나 가격보다 ‘어떻게 자랐는지’, ‘누가 키웠는지’,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소비자에게 먼저 전합니다. 콘텐츠는 단지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 소비자와 농부를 연결하는 감정의 다리입니다. 디지털 환경 속에서 농촌의 이야기를 꾸준히 전달하며, 구독자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감동을 축적해가는 방식이 오히려 대형 유통보다 더 깊은 신뢰를 형성합니다. 앞으로도 청년 농부 중심의 콘텐츠 마케팅은 더욱 다양화될 것입니다. 영상, 글, 오디오, 뉴스레터, 인터랙티브 웹페이지 등으로 채널은 확장될 수 있으며, 농업은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주제로 부상하게 될 것입니다. 농업은 더 이상 묵묵한 노동만으로 유지되지 않습니다. 기록하고 말하고 공유하는 사람, 그들의 이야기로 다시 살아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