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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 담긴 한 잔의 여유 – 농산물로 빚은 감성 로컬 카페 3곳 (괴산 카페 산막, 고창 복분자랩, 제주 하도감귤다방)

by 굿파더1 2025. 6. 19.

치즈케이크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콘텐츠는 이제 가공품을 넘어 공간 중심의 소비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카페는 MZ세대에게 가장 감각적인 소비 장소이자, 지역 농산물의 맛과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는 채널로 자리 잡고 있죠. 이번 글에서는 실제 운영 중인 지역 기반 카페 중 지역 특산물을 중심에 둔 콘셉트 카페 3곳을 소개합니다. 충북 괴산의 ‘카페 산막’, 전북 고창의 ‘복분자랩’, 제주 구좌의 ‘하도감귤다방’은 맛, 디자인, 스토리, 공간 모든 면에서 지역성과 감성을 동시에 담아내고 있

괴산 ‘카페 산막’ – 유기농 작두콩차와 고랭지 청국장 케이크의 조화

충북 괴산의 깊은 산자락에 위치한 ‘카페 산막’은 괴산 로컬 농산물을 활용한 메뉴로 주목받는 감성 카페입니다. 작두콩, 들깨, 된장, 청국장, 사과 등 지역 대표 작물들을 음료와 디저트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죠. 가장 대표적인 메뉴는 ‘작두콩 라떼’. 괴산산 유기농 작두콩을 직접 볶아낸 뒤, 곱게 분쇄한 가루를 우유와 함께 우려낸 라떼로, 고소하면서도 카페인이 없어 임산부나 어린이에게도 인기가 높습니다. 또한 이곳의 시그니처 디저트인 ‘청국장 크럼블 치즈케이크’는 괴산 고랭지에서 발효된 청국장을 소량 넣어 특유의 깊은 풍미를 살린 독특한 케이크입니다. 첫인상은 생소하지만, 고소한 콩 향과 크리미한 식감이 어우러져 놀랍도록 조화로운 맛을 선사합니다. 카페 산막은 단순히 먹는 경험을 넘어, 괴산의 기후와 농산물, 농부의 삶까지 담아낸 공간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집니다. 내부 인테리어도 지역 장인의 목재 가구, 괴산 돌을 활용한 테이블 등으로 구성돼 있어 공간 자체가 하나의 로컬 전시관처럼 느껴집니다. 이곳은 괴산군 로컬 콘텐츠 협동조합과 협업해 운영되며, ‘농사 짓는 마음으로 커피를 내린다’는 슬로건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고창 ‘복분자랩’ – 복분자의 모든 것을 담은 테이스팅 카페

전북 고창은 국내 최대 복분자 생산지입니다. 이 복분자를 감성 카페의 테마로 풀어낸 곳이 바로 ‘복분자랩’입니다. 고창읍 인근에 위치한 이곳은 복분자를 단순히 주스나 잼으로만 소비하지 않고, 음료, 디저트, 굿즈, 공간 디자인까지 전반적으로 복분자 콘셉트를 유지하는 테이스팅 카페입니다. 대표 메뉴는 ‘복분자 크림소다’, ‘오크 숙성 복분자에이드’, 그리고 로컬 치즈와 복분자잼을 곁들인 ‘레어치즈 파이’ 등입니다. 복분자 특유의 진한 색감과 산뜻한 향을 살린 메뉴는 비주얼 면에서도 SNS 인증샷 욕구를 자극하죠. 특히 주목할 점은 ‘복분자 테이스팅 키트’입니다. 복분자의 수확 시기, 당도 차이, 숙성 정도에 따른 맛 차이를 3~4종의 음료로 비교해보는 시그니처 코스로 ‘체험형 음료 소비’라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 공간은 고창복분자연합회와 청년디자이너 그룹이 협업해 로컬 농산물의 감각적 소비를 목표로 기획되었으며, 복분자 외에도 계절별로 고창 갯벌 소금, 풍천 장어 육수를 활용한 메뉴도 간헐적으로 출시되고 있습니다. 복분자랩은 단순 카페가 아닌, 지역 농산물의 깊이와 감성을 함께 전달하는 브랜딩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제주 하도감귤다방 – 귤을 테마로 한 제주 동쪽 끝의 감성공간

제주 구좌읍 하도리에 위치한 ‘하도감귤다방’은 제주 감귤을 주제로 한 콘셉트 카페로, 지역 농가에서 직접 수확한 귤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디저트와 음료가 매력 포인트입니다. 이곳은 제주 시골마을의 오래된 창고를 리모델링해 만든 공간으로 ‘귤을 삶고 굽고 내리는 공간’이라는 감성 슬로건을 내세웁니다. 대표 메뉴는 귤크림라떼, 감귤 수플레 팬케이크, 청귤라임에이드 등. 모든 과일은 하도리 인근 농가에서 수급되며, 계절별로 귤청, 귤버터, 귤잼 등을 직접 만들고 진열해 ‘귤이 있는 하루’를 손님에게 선물합니다. 또한 이곳은 감귤굿즈 팝업스토어도 함께 운영하며, 귤모양 비누, 귤껍질 티백, 귤향 디퓨저 등도 전시 및 판매됩니다. MZ세대가 특히 선호하는 ‘감성 로컬 굿즈’와의 결합으로 단순 카페가 아닌, 귤 브랜드화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하도감귤다방은 제주 동쪽 해안 드라이브 루트 상에 있어 접근성도 좋고, 주변 카페들과 함께 ‘로컬 감귤로드’를 구성해 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귤이라는 친숙한 재료를 통해 일상 속 자연, 지역 농가, 감각적 소비를 하나로 엮어낸 공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한 잔의 음료가 전하는 지역의 온도

카페는 이제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아닙니다. 괴산의 작두콩, 고창의 복분자, 제주의 감귤처럼 지역의 농산물을 가장 감각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공간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죠. 이런 카페들은 공간의 분위기, 메뉴 구성, 브랜드 스토리까지 지역성과 감성을 조화롭게 연결해냅니다. 앞으로도 이런 로컬 기반 카페들이 더 많이 생겨나 한 잔의 음료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지역과 계절, 농민의 정성을 느끼는 경험을 하길 기대합니다. 우리가 마시는 그 한 잔이, 누군가의 농촌을 기억하게 만든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따뜻한 소비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