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주 선비 한정식·인삼백숙 먹고, 소수서원과 무섬마을 걷는 하루

by 굿파더1 2025. 7. 5.

한국인의 여름 보양식 닭백숙

 

경북 북부에 위치한 영주는 조선시대 선비 정신의 중심지이자, 유서 깊은 유교 문화와 천혜의 자연경관이 공존하는 도시입니다. 특히 선비의 고장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정갈하고 절제된 전통 음식문화와 조선 시대의 정신적 유산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깊이 있는 여행지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번 하루 코스는 영주의 대표적인 음식인 ‘선비 한정식’과 ‘풍기 인삼백숙’을 맛보고, 국내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과 물 위에 떠 있는 전통마을 무섬마을을 걷는 구성입니다. 영주의 정신, 풍경, 맛을 한데 아우를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일정입니다.

선비 한정식 – 절제와 정성이 담긴 밥상

영주의 대표적인 음식인 선비 한정식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정신을 담아내는 전통적 식문화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사치와 탐식을 금기시하며 음식을 통해 도덕성과 예절을 실천했습니다. 이러한 전통이 현대에 계승되어 만들어진 것이 바로 선비 한정식입니다.

기본 상차림은 10여 가지 이상의 반찬으로 구성되며, 주로 지역에서 재배한 나물, 제철 두부, 묵, 장아찌, 계절채소 등이 포함됩니다. 고기 반찬도 있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된장이나 소금, 간장 등 자연스러운 양념으로만 맛을 낸 것이 특징입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정갈함과 절제입니다. 각 반찬은 작은 그릇에 정성껏 담기며, 모양과 색감, 맛의 균형이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어 한 끼를 통해 자연스럽게 ‘선비 정신’을 체험하게 됩니다.

선비촌, 소수서원 인근 전통음식점에서 이 한정식을 제공하며, 일부 식당에서는 전통 복식 체험과 결합된 테마형 식사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식의 본질과 정신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경험입니다.

풍기 인삼 백숙 – 진한 국물에 깃든 영주의 기운

영주는 ‘풍기 인삼’의 본고장이기도 합니다. 맑은 물과 공기, 큰 일교차 덕분에 이 지역에서 재배된 인삼은 품질이 높고 약효가 뛰어납니다. 그 인삼을 이용한 대표 요리가 바로 풍기 인삼 백숙입니다.

이 요리는 6년근 인삼을 통째로 넣고 영계를 푹 삶아 만든 국물 요리입니다. 여기에 대추, 황기, 마늘, 밤, 찹쌀 등이 함께 들어가 기력 회복과 면역력 증진에 뛰어난 음식으로 손꼽힙니다.

풍기 인삼백숙의 국물은 잡내 없이 맑고 진하며, 쌉쌀하면서도 단맛이 은은하게 감도는 인삼 특유의 풍미가 국물 전체에 퍼져 있습니다. 닭고기 역시 푹 익어 부드럽고, 죽처럼 함께 내는 찹쌀밥도 별미입니다.

풍기읍과 풍기IC 인근에는 이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여럿 있으며, 식사 전후 인삼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상점들도 함께 운영되고 있어 여행자들이 휴식과 쇼핑을 동시에 즐기기 좋은 코스입니다.

소수서원과 무섬마을 – 조선의 길을 걷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소수서원으로 향해보세요. 1543년에 창건된 소수서원은 국내 최초로 사액을 받은 서원으로, 이후 전국 각지의 서원 설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서원은 소백산 자락과 죽계천 사이에 자리잡고 있으며, 경건하고 단정한 분위기 속에서 조선 선비들의 학문과 제례가 이루어졌던 공간입니다. 강당, 기숙사, 제향 공간이 남아 있으며, 이곳을 거닐다 보면 당시 유생들의 생활과 가치관을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소수박물관, 선비촌이 함께 있어 역사와 문화를 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교육적 공간으로도 추천할 만합니다. 봄이면 벚꽃이, 가을이면 단풍이 아름다워 사진 찍기 좋은 명소이기도 합니다.

이후 무섬마을을 방문해보세요. 낙동강 지류가 마을을 감싸듯 흐르는 이곳은 마치 강 위에 떠 있는 듯한 독특한 지형을 자랑하며, ‘무섬외나무다리’로 널리 알려진 전통마을입니다.

마을 안에는 100년 이상 된 고택들이 보존돼 있으며, 서예, 다도, 한지 공예, 전통 혼례 등 다양한 체험도 가능합니다. 이른 아침 물안개 속에 떠 있는 마을의 풍경은 조용한 감동을 주는 장면으로 많은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영주의 하루, 정신과 기운을 모두 채우는 여정

선비 정신이 깃든 정갈한 한정식, 깊은 뿌리에서 끓여낸 인삼백숙, 조선의 숨결이 흐르는 소수서원과 물과 집이 함께 숨 쉬는 무섬마을. 영주는 음식도, 문화도, 풍경도 조용하지만 깊고 오래 갑니다. 바쁜 일상에 지쳤다면, 영주에서 하루쯤은 천천히 걸으며 진심을 담은 시간과 마주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