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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맛과 고요한 풍경의 도시 – 초당순두부, 강릉커피, 경포대, 오죽헌

by 굿파더1 2025. 6. 24.

강릉커피 참고 이미지

 

강릉은 어느 계절에 가도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푸른 바다, 부드러운 공기, 그리고 풍부한 먹거리가 어우러져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도시죠. 이번 글에서는 강릉을 하루 동안 천천히 걸으며, 이 도시의 깊은 맛과 조용한 멋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여행 코스를 소개합니다. 초당순두부와 강릉커피를 맛보고, 경포대와 오죽헌을 둘러보는 하루 여정, 지금 시작합니다.

강릉 초당순두부 – 바다 소금으로 완성한 부드러운 맛

강릉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는 단연 초당순두부입니다. 초당순두부는 일반적인 두부보다 훨씬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자랑하며, 간수 대신 동해의 바닷물을 정제한 해수로 굳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 결과,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촉감과 깊은 콩의 풍미가 살아나며, 두부 하나로도 충분히 한 끼를 만족스럽게 채울 수 있게 만듭니다. 초당순두부의 이름은 조선 후기 실학자 초당 허엽의 이름에서 비롯되었으며, 그의 후손들이 초당동 일대에서 두부를 만들어 판매하면서 이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식당으로는 ▲‘초당할머니순두부’ ▲‘강릉초당순두부회관’ ▲‘동화가든’ 등이 있으며, 맑은 순두부국물, 두부전골, 순두부찌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초당두부를 즐길 수 있습니다. 두부 한 그릇에 강릉의 역사와 동해의 바다가 함께 담겨 있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두부의 부드러움은 이 도시가 품은 정서와도 닮아 있어, 첫 끼로 초당순두부를 선택하면 강릉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경포대 – 바다, 호수, 소나무숲이 만나는 평화로운 공간

초당순두부를 먹고 나서 천천히 도보나 자전거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강릉의 대표적인 풍경 명소, 경포대가 있습니다. 경포대는 원래 고려시대부터 존재하던 누각으로, 지금은 보물 제2046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경포호와 동해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환상적인 위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경포해변은 여름철 피서지로 유명하지만, 사계절 내내 조용한 산책로와 풍경 덕분에 현지 주민들과 관광객 모두에게 사랑받는 장소입니다. 소나무 숲길을 따라 걸으면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 그리고 멀리서 들리는 새소리가 어우러져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차분한 시간을 선물받게 됩니다. 경포대 누각에 올라 멀리 호수를 바라보며 앉아 있으면 ‘이곳에선 그냥 가만히 있어도 괜찮다’는 마음이 들게 됩니다. 봄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고, 가을에는 단풍이 붉게 물들어 사진보다 직접 보는 것이 훨씬 아름다운 곳입니다. 시간이 된다면 경포호를 한 바퀴 도는 자전거 코스를 추천합니다. 호수, 바다, 숲, 역사가 공존하는 이 공간은 강릉이라는 도시의 전체 풍경을 함축해 보여주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강릉커피와 오죽헌 – 향기와 철학이 머무는 도시의 얼굴

산책 후의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이제는 강릉에서 유명한 커피 거리로 이동해 봅니다. 강릉은 ‘커피 도시’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스페셜티 커피 문화의 중심지로 성장한 도시입니다. 그 배경에는 1990년대 초, 박이추 선생이 ‘보헤미안’이라는 로스팅 카페를 시작하며 로컬 커피 문화를 퍼뜨린 역사가 있습니다. 지금도 ▲‘보헤미안박이추커피’ ▲‘안목해변 커피거리’ ▲‘테라로사 강릉본점’ 등 지역 로스터리 카페들이 줄지어 있으며, 각 카페마다 직접 로스팅한 원두와 독창적인 감성 인테리어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안목해변을 따라 늘어선 카페에서는 바다를 보며 커피를 마시는 여유를 온전히 느낄 수 있어 많은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커피 한 잔으로 오후를 정리했다면, 이제는 강릉의 정신적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장소인 오죽헌으로 향해봅니다. 오죽헌은 조선의 대학자 율곡 이이와 그의 어머니 신사임당의 생가로 알려진 곳으로, 한국 전통 유교 사상과 가족 교육 문화의 상징적인 장소입니다. 고택 내부에는 신사임당의 친필 초충도, 율곡 이이의 유품, 조선 시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검은 대나무(오죽)가 집 주변에 자생해 이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단순한 역사 유적을 넘어 한 인물의 사상과 삶, 그리고 그 시대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은 공간이기에 강릉 여행에서 꼭 한번 들러야 할 가치가 있는 장소입니다. 조용한 정원과 고즈넉한 한옥, 그리고 바람 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이 듭니다.

강릉의 하루, 느리게 걷고 천천히 맛보다

초당순두부의 부드러움, 경포대의 평화로움, 강릉커피의 깊은 향, 오죽헌의 고요한 역사. 이 네 가지는 각각의 성격이 다르지만, 함께 이어지면 하루 동안 완성되는 하나의 도시적 서사가 됩니다. 강릉은 그냥 스쳐가는 여행지가 아니라 천천히 걸어야 그 진가를 느낄 수 있는 도시입니다. 한 끼의 음식도, 한 잔의 커피도 그 안에 담긴 시간과 정성이 있어 더욱 특별하니까요. 무언가를 채우기보다는 잠시 멈추고 비워내는 여행을 원한다면, 강릉은 가장 적절한 도시가 될 것입니다. 맛과 향, 풍경과 역사. 그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강릉에서의 하루를 당신도 한번 걸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