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지역 특산물은 더 이상 농촌에서만 소비되지 않습니다. 서울, 부산 같은 대도시에서도 프리미엄 마트와 로컬 마켓, 편집매장을 통해 쉽게 만나볼 수 있게 되었죠. 이러한 유통 구조는 단순히 ‘판매’를 넘어서, 지역과 도시를 연결하는 소비 플랫폼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로 도시 중심에서 운영되고 있는 특산물 판매 채널 3곳을 중심으로, 어떻게 지역 식재료가 현대 소비자의 테이블 위에 오르고 있는지를 알아봅니다. 서울 성수동의 ‘채식한끼 마켓’, 전국 프리미엄 롯데마트, 부산의 ‘로컬릿’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서울 성수동 ‘채식한끼 마켓’ – 로컬 채소부터 유기농 장아찌까지
서울 성수동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트렌디한 지역으로 변모한 곳입니다. 그 중심에는 로컬 식문화에 주목한 마켓들이 있습니다. 그중 ‘채식한끼 마켓’은 지역 채소, 발효음식, 전통 식재료를 도시 소비자에게 소개하는 편집형 로컬 그로서리입니다. 이곳의 진열대에는 ‘괴산 청년농부가 키운 유기농 깻잎’, ‘해남에서 수확한 고구마말랭이’, ‘임실의 무가당 발효식초’ 등 실제 산지 직송 특산물들이 차곡차곡 진열되어 있습니다. 하나하나 포장지에도 생산자 이름, 재배 방식, 배송 이력 등이 투명하게 표기돼 있어 단순히 ‘건강한 음식’을 사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농업을 지지하는 소비로 연결됩니다. 또한 이곳에서는 ▲주말 로컬푸드 쿠킹 클래스 ▲소규모 농가 시식회 ▲로컬 브랜드 팝업스토어 등도 함께 열립니다. 농민들이 직접 와서 소비자에게 설명하고, 농촌 이야기를 전하는 마켓이란 점에서 특별하죠. 특히 MZ세대 여성층의 방문 비중이 높으며, SNS를 통한 ‘소비 인증’ 문화도 형성돼 있습니다. '채식한끼'는 단순한 로컬 식재료 매장이 아니라, 도시 한복판에서 지역 특산물을 문화로 소비하게 만드는 장입니다.
전국 롯데마트 프리미엄 코너 – 지역 농가와의 산지 직거래 확대
전국 롯데마트는 최근 몇 년 간 프리미엄 로컬 식품 브랜드를 강화하는 데 주력해 왔습니다. ‘상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역 농가 및 소규모 가공업체와 협업해, 각 지역 특산물을 도시 매장에서 직접 소개하고 판매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죠. 서울 중계점, 부산 광복점, 대전 둔산점 등의 프리미엄 마트 코너에는 ▲강진 묵은지, ▲정선 곤드레나물밥 키트, ▲해남 찰고구마칩, ▲청송 사과청 등 지역별 특산물 기반의 소포장 가공품이 큐레이션되어 진열됩니다. 롯데마트는 ‘농업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유통 컨설팅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으며, 직거래 정기구독 서비스 ‘로컬푸드 꾸러미’도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직접 산지에 가지 않아도**, 믿고 먹을 수 있는 지역 식재료를 **도시 속 대형마트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반응이 긍정적입니다. 특히 명절 시즌이나 캠핑 시즌에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이색 세트’도 구성돼 기념품, 선물, 홈쿡 콘텐츠로도 소비되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대형 마트도 이제는 단순히 공산품을 파는 곳이 아니라, 지역과의 상생을 위한 마케팅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부산 로컬릿(LOCALLIT) – 도심형 로컬 편집매장의 모범 사례
부산 금정구에는 전국적으로도 드문 형태의 로컬 편집마켓 ‘로컬릿(LOCALLIT)’이 있습니다. 이곳은 부산뿐 아니라 경남·경북, 전남, 충청 등 각 지역의 특산물을 셀렉해 소개하는 ‘지역 농가 발굴형 유통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습니다. 로컬릿의 특징은 단순히 상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농부 인터뷰 영상 ▲생산지 리포트 ▲계절별 기획전 등을 결합해 지역 특산물의 스토리텔링까지 함께 전달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전북 순창의 전통된장, 강원 양구의 감자, 남해의 마늘쫑절임, 그리고 경북 상주의 건조 곶감과 같이 단순 원물뿐 아니라 가공·포장·브랜딩된 제품이 큐레이션됩니다. 매장 안에는 소형 카페와 로컬 북큐레이션 코너도 있어, 도시 소비자들이 로컬 식문화와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로컬릿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의 로컬크리에이터 지원사업을 통해 탄생했으며, 현재는 팝업스토어, 로컬마켓 투어, 청년농부 연계 클래스 등 다양한 오프라인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 중입니다. 이처럼 도심 속 한편에서 ‘지역의 것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는 로컬릿은, 단순히 상품 판매를 넘어서 **지역과 도시를 연결하는 현대적 장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만나는 진짜 로컬, 그 이상의 가치
지역 특산물이 더는 시골 장터나 농산물 직거래장터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이제는 서울 성수동, 부산 도심, 전국 대형마트의 한 켠에서 누구나 쉽게 지역의 재료와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농가에는 새로운 판로를, 소비자에게는 건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역과 도시가 이렇게 연결되면서 맛있는 소비가 의미 있는 연결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마켓과 브랜드가, 지역 특산물과 도심 소비의 중간다리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며, 우리가 고른 그 하나의 식재료가 어쩌면 한 지역을 응원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