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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잡채밥·민물새우탕 맛보고, 뜬다리부두와 군산세관 걷는 하루

by 굿파더1 2025. 7. 1.

잡채 이미지

 

전북 군산은 단순히 빵과 중식으로만 기억되기엔 아쉬운 도시입니다. 근대도시로서의 흔적이 진하게 남은 항구도시이자, 섬세한 입맛을 가진 사람들을 만족시킬 다채로운 먹거리의 보고이기도 합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흔히 알려진 단팥빵과 짬뽕 대신, 오랜 시간 군산 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아온 잡채밥과 민물새우탕을 중심으로 소개합니다. 여기에 뜬다리부두구 군산세관을 더해 군산의 또 다른 얼굴을 마주하는 하루 코스를 함께 걸어봅니다.

복성루 잡채밥 – 짬뽕의 도시에서 사랑받는 숨은 별미

군산에서 짬뽕이 유명한 건 사실이지만, 군산 사람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잡채밥**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복성루'의 잡채밥은 짬뽕에 가려진 명작으로 불릴 정도로 수십 년 동안 단골들의 발걸음을 붙잡아 온 메뉴입니다.

복성루의 잡채밥은 일반적인 당면이 아닌 쫄깃한 감자전분면을 사용해 식감이 뛰어나고, 각종 채소와 돼지고기, 해산물이 어우러진 감칠맛 강한 소스가 고슬고슬한 밥 위에 넉넉하게 얹어져 나옵니다.

짬뽕처럼 맵지도 않고, 간도 강하지 않아서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맛입니다. 무엇보다 면보다 밥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에 딱 들어맞는 구성으로, 든든한 한 끼로 손색없는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복성루는 짬뽕 맛집으로 알려졌지만, 잡채밥 하나만으로도 단골을 확보할 정도로 맛이 뛰어나며, 지금도 식사시간이 되면 현지인들로 북적입니다. 군산에 간다면 꼭 짬뽕 대신 잡채밥을 먹어보는 도전도 해볼 만합니다.

군산 민물새우탕 – 바닷도시에서 즐기는 내륙의 깊은 맛

민물새우탕은 주로 내륙 지방의 향토 음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군산에도 이를 전문으로 하는 몇몇 횟집과 음식점이 있습니다. 특히 겨울철이나 바람이 차가운 계절에 찾는 손님이 많습니다.

군산 앞바다에서는 민물과 바닷물이 교차하는 하구 지역이 많아 민물새우도 지역 특산의 하나로 취급되며, 이를 활용한 얼큰한 국물 요리는 군산 사람들 사이에서 해장 음식 혹은 보양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민물새우탕은 주로 된장과 고춧가루를 적절히 풀어 낸 육수에 민물새우, 대파, 청양고추, 미나리 등을 넣고 끓인 뒤 뚝배기에 보글보글 담아 나옵니다. 짭조름하면서도 고소한 향이 일품이며, 국물을 떠먹는 순간 민물새우의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집니다.

군산 수송동이나 나운동 일대에 있는 현지 횟집, 혹은 민물장어·매운탕 전문점에서도 이 메뉴를 취급하며, 일부는 1인분으로도 판매해 혼밥 여행자들에게도 좋은 선택지가 됩니다.

짬뽕의 매운 국물과는 또 다른, 자연 그대로의 국물 맛을 느끼고 싶다면 민물새우탕을 꼭 맛보길 추천합니다.

뜬다리부두와 군산세관 – 항구 도시의 생생한 역사

군산 내항에는 다른 해안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구조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뜬다리부두’라 불리는 부유식 부두입니다. 이곳은 1926년에 설치되어 조수간만의 차에도 물류 이동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구조물로, 지금은 근대문화유산 제719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다리 위를 걸으면 해수면의 높낮이에 따라 살짝 흔들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군산항으로 드나들던 옛 화물선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이색적인 경험이 가능한 곳으로, 현지 주민들도 산책 명소로 즐겨 찾는 장소입니다.

바로 인근에는 구 군산세관 건물이 있습니다. 1908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적벽돌로 된 서양식 구조물이지만 지붕은 팔작지붕을 얹어 동서양의 건축 양식이 혼합된 희귀한 사례로 주목받습니다.

내부는 박물관으로 운영되며, 일제강점기 시절 세관의 역할과 군산의 수출입 역사를 다양한 전시 자료와 함께 관람할 수 있습니다. 건물 주변은 포토존으로도 유명해 결혼식 스냅이나 인물 사진을 찍는 관광객이 많습니다.

근대역사박물관보다 비교적 한적하고 조용한 편이어서 도시의 소음을 피해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기에 적합한 장소입니다.

군산의 하루,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본 시간

군산은 한 번의 방문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도시입니다. 짬뽕과 단팥빵으로 대표되지만, 그 이면에는 잡채밥, 민물새우탕, 뜬다리부두 같은 소중한 장소들이 있습니다. 조금만 방향을 달리하면 더 적은 사람들과, 더 깊은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 군산의 새로운 면모를 따라 걸으며 익숙한 도시의 낯선 매력을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