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산물이 이제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콘텐츠와 브랜딩의 핵심 자원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MZ세대는 전통적인 ‘로컬 먹거리’보다 감성적이고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콘텐츠에 끌리는 경향이 강한데요, 이를 잘 반영한 브랜드들은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팬층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지역 특산물을 MZ세대의 감각에 맞게 풀어낸 실제 사례들을 소개합니다. 제주의 한라봉맥주, 예산 사과디저트, 문경 오미자 패키지 콘텐츠처럼 실제로 운영 중인 브랜드이자, 감성과 콘텐츠가 결합된 트렌디한 특산물 콘텐츠 3가지를 골랐습니다.
제주 한라봉맥주 – 감성 라벨과 제주향 가득한 로컬 수제맥주
제주의 대표 과일인 한라봉이 이제는 맥주로도 즐길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제주의 로컬 브루어리 제주맥주(Jeju Beer Company)는 ‘한라봉에일(Hallabong Ale)’이라는 감귤 계열 과일맥주를 출시해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한라봉맥주는 제주산 감귤과 한라봉 퓌레를 첨가해 상큼한 향과 가벼운 맛을 살렸으며, 청량하고 과일 향이 부드럽게 퍼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도수는 4.5도 정도로 가볍고, MZ세대가 좋아하는 감각적인 라벨 디자인도 인기 요인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이 제품은 제주도 내 일부 카페와 편집매장에서만 한정 판매되어 ‘로컬 한정판’이라는 느낌이 강하며, SNS 인증샷을 유도하는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맥주캔 자체의 컬러톤, 디자인, 라벨 스토리까지도 ‘감성 콘텐츠’로 소비되고 있는 셈입니다. 또한 제주맥주는 한라봉뿐 아니라 귤껍질을 활용한 맥주, 청귤 라들러 등도 함께 출시하며 ‘제주의 과일을 맥주로 경험하는 콘텐츠’로 MZ세대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습니다. 제주 여행 중 만나는 이 한라봉맥주는, 단순한 지역 특산물 가공품이 아닌 지역의 분위기를 담아낸 라이프스타일 상품으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습니다.
예산 사과디저트 – 베이커리부터 프리미엄 굿즈까지
충남 예산은 국내 사과 주산지 중 하나입니다. 예산의 ‘예산사과와인농장’과 지역 푸드크리에이터들이 협업한 ‘예산 사과 디저트 라인업’은 단순한 가공품이 아닌, 사과를 중심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진화한 사례입니다. 대표 제품은 사과 머랭쿠키, 사과 퓨레잼, 사과패키지 버터스콘 등으로, 서울 성수동의 ‘소소한 빵집’과 협업해 팝업스토어 형태로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제품군은 전량 ‘예산 사과 100%’를 사용하며, 사과 산지에서 직접 가공해 저온 배송되는 소량 한정품이라는 점에서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했습니다. 또한 제품 디자인은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와 협업해 레트로 무드의 틴케이스, 친환경 펄프 포장, 손글씨라벨 등 ‘포장 자체가 굿즈’로 느껴질 만큼의 섬세한 디자인이 적용되었습니다. 예산군청도 이런 흐름을 반영해, 사과 관련 로컬 브랜드를 한데 모은 ‘예산로컬박스’ 프로젝트를 운영 중입니다. 이는 농민, 디자이너, 유통사가 함께 만든 협업형 로컬 기획으로 예산의 특산물과 청년 콘텐츠 창작자 간의 긴밀한 연결을 시도하고 있죠. 이처럼 사과 하나가 **빵, 잼, 케이스, 굿즈, 전시**로까지 확장되며 MZ세대의 소비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특산물 마케팅 이상의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문경 오미자패키지 – 전통을 패키지로 리디자인하다
경북 문경은 전국에서도 가장 유명한 오미자 산지입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한방차’, ‘건강식품’으로만 인식돼 젊은 층에겐 거리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를 완전히 뒤집은 브랜드가 바로 ‘오미상회’입니다. 오미상회는 문경오미자를 ‘시음 키트’, ‘감성 굿즈형 음료세트’, ‘레터링 유리병’ 등의 형태로 재탄생시켜 MZ세대가 좋아하는 ‘선물하고 싶은 차 콘텐츠’로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5가지 맛을 의미하는 오미자의 특징을 담아낸 ‘색깔별 오미자키트’는 ▲시각적으로 화려하고, ▲맛별 설명이 감성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차’가 아닌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또한 패키지에는 문경 산지의 사진, 수확하는 할머니의 모습, 가공소의 풍경 등 지역성을 시각적으로 전하는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으며, 종이상자에 ‘당신의 오늘이 다섯 가지 맛이길’이라는 문구가 인쇄돼 있어 선물용으로도 완성도가 높습니다. 이 제품은 문경오미자농협과 디자인스튜디오 미라클에서 공동 기획한 프로젝트로, 현재는 카카오메이커스, 텀블벅 펀딩을 통해 전국 유통 채널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전통차’라는 무거운 이미지를 벗고, MZ세대가 즐길 수 있는 가볍고 예쁜 차 콘텐츠로 바꿔낸 이 사례는 향후 지역 특산물 리브랜딩의 교과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감성으로 이어지는 지역과 세대의 연결
한라봉맥주, 사과디저트, 오미자패키지. 이 세 가지 사례는 모두 실제 지역 특산물을 바탕으로 하되, MZ세대의 취향에 맞춘 감각적 콘텐츠로 재탄생했다는 공통점을 가집니다. 지역의 ‘재료’는 분명 같지만, 이를 어떻게 디자인하고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전혀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죠. 앞으로도 지역 농가와 콘텐츠 창작자, 로컬 브랜드가 함께 협업하여 맛, 디자인, 감성, 라이프스타일을 모두 담은 특산물 콘텐츠가 계속 늘어나길 기대해 봅니다. 우리의 지역이 이렇게 세대를 건너 또 하나의 감성 콘텐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로도 매우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